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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사무직보다 생산직? Z세대 60%가 ‘연봉 7천만 원 교대근무’를 고른 진짜 이유

by 아토의 여름 2026. 5. 12.

한때 좋은 직장의 상징은 사무직이었다.
정장을 입고 책상 앞에서 일하는 직업이 생산직보다 더 안정적이고, 더 선호되는 길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요즘 구직자들의 생각은 조금 달라지고 있다.

진학사 캐치가 2026년 5월 Z세대 구직자 1,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는 ‘연봉 7,000만 원의 교대근무 생산직’‘연봉 3,000만 원의 야근 없는 사무직’ 가운데 생산직을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블루칼라 직무를 긍정적으로 본 응답도 68%였고, 그 이유 1위는 높은 연봉이었다.

Z세대는 정말 사무직보다 생산직을 더 선호할까

이 결과만 보고 “이제 Z세대는 사무직보다 생산직을 더 좋아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번 조사는 두 직업을 같은 조건에서 비교한 것이 아니라, 연봉 7,000만 원과 3,000만 원이라는 큰 차이를 둔 선택지였다.
정확히 말하면, Z세대가 고른 것은 생산직이라는 이름 자체가 아니라 더 나은 조건의 일자리에 가깝다.

예전에는 직업의 간판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질문이 달라졌다.

  • 얼마를 벌 수 있는가
  • 오래 일할 수 있는가
  • 내가 가진 기술이 쉽게 대체되지 않는가

직무명이 아니라, 그 일이 내 삶에 어떤 가치를 주는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대기업 생산직의 인기는 이미 채용 현장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 변화는 설문에만 머물지 않는다.
실제 대기업 생산직 채용 현장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높은 관심이 확인됐다.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현대자동차다. 현대차는 2023년 10년 만에 기술직 신입사원 채용에 나섰고, 첫해 약 400명 규모의 채용을 진행했다. 서류 접수가 시작된 첫날부터 지원자가 몰리며 채용 홈페이지 접속 지연이 발생했고, 당시 ‘킹산직’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할 만큼 큰 관심을 받았다. 이후 현대차는 2025~2026년 기술직 신입사원 총 1,100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반도체 업계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DS부문은 2025년 하반기 5급 제조직 채용에서 반도체 제조 설비 오퍼레이션, 원부자재 관리, 제조·계측·검사 설비 데이터 관리 등을 주요 업무로 제시했고, 야간근무·교대근무·라인근무 가능자를 지원 조건으로 명시했다. 이는 첨단 제조업에서도 생산 현장 인력이 여전히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SK하이닉스도 2026년 4월 메인트와 오퍼레이터 공개채용을 진행했다. 해당 채용은 고졸 또는 전문대졸을 대상으로 했고, 학사 이상 학위 소유자는 지원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그럼에도 생산직 채용이 큰 관심을 끌면서 일부 언론에서는 ‘하닉고시’라는 표현까지 등장했고, 대졸 학력을 숨기고 지원할 수 있는지 묻는 사례까지 보도됐다.

이 사례들이 보여주는 것은 단순하다.
요즘 구직자들은 생산직이냐 사무직이냐만 보지 않는다.

어느 회사인지, 얼마를 받는지, 기술을 쌓을 수 있는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지를 함께 본다.
조건이 충분히 좋다면, 교대근무라는 부담도 감수할 만한 선택지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Z세대가 생산직을 고른 3가지 이유

1. 결국 가장 큰 이유는 연봉이다

이번 조사에서 블루칼라 직무를 긍정적으로 본 이유 1위는 **‘연봉이 높아서’**였고, 응답 비중은 66%에 달했다. 기술 보유로 해고 위험이 낮아서, 야근과 승진 스트레스가 덜해서, AI 대체 가능성이 낮아서라는 응답도 있었지만, 가장 큰 차이를 만든 것은 결국 보상이었다.

연봉 차이가 4,000만 원이라면, 직업의 이미지보다 실제 보상을 더 중요하게 보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특히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이 큰 청년 세대에게 연봉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앞으로의 삶을 설계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기반이다.

2. 기술직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과거에는 생산직을 단순 반복 업무로 보는 시선이 강했다.
하지만 지금의 제조 현장은 다르다.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처럼 고도화된 산업에서는 설비를 이해하고 공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숙련 인력이 매우 중요하다.
기술이 쌓일수록 대체되기 어려워지고, 경력이 곧 경쟁력이 되는 구조다.

실제 조사에서도 블루칼라를 긍정적으로 본 이유로 기술 보유에 따른 해고 위험 감소, AI 대체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 함께 언급됐다.

3. 사무직의 안정성을 예전만큼 절대적으로 보지 않는다

예전에는 사무직이 더 편하고, 더 안정적인 길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AI 확산과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무직이라고 해서 무조건 안전하다고 보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반대로 제조 현장에서는 숙련도와 경험이 곧 경쟁력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일부 구직자들은 “편한 일”보다 시장가치가 오래가는 일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렇다고 생산직이 무조건 정답은 아니다

물론 이번 결과만 보고 “이제는 생산직이 사무직보다 낫다”고 말할 수는 없다.

교대근무는 수면 리듬과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고, 모든 생산직이 대기업 수준의 보상과 복지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
이번 조사 역시 고연봉 생산직과 저연봉 사무직을 비교한 결과라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주목받는 것이 모든 생산직은 아니라는 점이다.
높은 임금, 안정적인 고용, 숙련 축적 가능성, 대기업 수준의 복지를 갖춘 **‘좋은 생산직’**이 주목받는 것이지, 저임금·고강도·불안정한 생산직까지 같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결국 핵심은 생산직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그 일자리가 실제로 어떤 보상과 안정성을 제공하느냐에 있다.

직업의 서열보다 일의 가치가 중요해진 시대

한 가지는 분명하다.
직업을 바라보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화이트칼라가 더 낫다”는 인식이 강했다면, 지금은

  • 얼마나 보상받는지
  • 얼마나 대체되기 어려운지
  • 얼마나 오래 일할 수 있는지

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현대차의 ‘킹산직’, 삼성전자 DS부문의 5급 제조직, SK하이닉스의 ‘하닉고시’ 열풍은 모두 이 변화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결국 Z세대가 원하는 것은

Z세대가 원하는 것은 생산직도, 사무직도 아니다.

좋은 보상, 확실한 기술, 그리고 미래에 대한 안정감이다.

그래서 이번 조사 결과는 단순히 “생산직 인기가 높아졌다”는 이야기로만 볼 일이 아니다.
오히려 오랫동안 직업 위에 붙어 있던 서열이 무너지고, 일의 이름보다 일의 가치를 더 따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한 줄 요약

Z세대 60%가 생산직을 고른 이유는 생산직이라서가 아니라, 높은 연봉과 기술 경쟁력, 장기적인 안정성이 더 매력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